개신교와 이명박
개신교와 이명박
  • 변동빈 기자
  • 승인 2008.08.2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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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불교, 개신교, 가톨릭의 순으로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3대 종교 이외에도 다양한 군소 종교를 믿는 신자들이 있어 다종교 사회를 이루고 있는 나라다. 따라서 각 종교가 선교와 포교 과정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종교 간 평화를 사회의 안녕을 유지할 수 있다. 종교학자들은 물론 대부분의 개신교 목회자들은 일부 개신교 신자들의 선교 열정과 배타주의가 너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는 8월27일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가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성을 규탄하는 ‘범불교도 대회’를 연다고 한다. 이대통령은 개신교 장로로 서울시장 재직 때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명박정부는 청와대와 각 부처 장`차관 인사를 소망교회 인맥으로 포진했다고 해서 언론과 야당의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에 사찰 정보가 누락되고,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지리정보서비스 학교현황 서비스에서도 조계사, 봉은사 등 전통 사찰과 대형 사찰들의 정보가 누락되어 불고신자들의 분노를 샀다. 더구나 지난 7월 29일 조계사 앞마당에서 경찰에 의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불심검문검색은 종교 수장에 대한 모욕 뿐 아니라 불교 탄압으로 비화되고 있다.

정치 지도자의 종교적 배타주의는 전쟁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과 같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권을 상대로 벌여온 전쟁에 기독교 근본주의라는 자기중심적 세계관의 그림자가 짙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기독교 근본주의들은 모든 사물과 현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어 선이 아니면 모두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빠져 들기 쉽다.

하지만 다양성은 우리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다. 개신교 교리가 진리인지 여부는 알기 어렵지만 유일신을 믿는 이 종교의 대부분은 배타성이 강하다. 그렇지만 다원성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한 주장이 다른 주장을 봉쇄해선 안 된다. 지하철과 사람이 붐비는 거리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며 “오직 예수를 믿어야 천당에 갈 수 있으며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거리 선교사를 보면 한국의 기독교 일부가 얼마나 천박하고, 무지몽매한 종교인가를 실감한다. 그 천박하고 무지몽매한 종교관을 갖고 있는 지도자가 권력을 갖고 자신의 종교관으로 국가를 다스린다면 그 국가는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성경 창세기에 의하면 먼저 땅이 생기고, 땅에 어둠만이 있어 하나님이 빛을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경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 지구는 태양계의 행성에 불과하다. 갈릴레오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주장했지만 교회에 의해 강압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거두어들이기도 했다. 성경만이 절대적 진리라는 주장은 다양성을 갖고 있는 사회에서 갈등과 분열을 생산해낼 수 있는 위험한 사고다.

불교계는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 재직 때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종교적 편향성이 심하고, 보편적 사고를 상실한 광신자로 여기는 것 같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기독교인도 이대통령의 발언은 정신 나간 사람의 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지적할 것이다.

불교계가 범불교대회를 열고, 현 정부의 종교 편향성에 대한 경고와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회의 그늘지고 소외된 이웃들을 외면하고,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 등의 처절한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던 불교계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해 나섰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더 낮은 곳, 더 어두운 곳으로 임하는 자기 혁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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