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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게 산다는 것
풀뿌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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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호] 2012년 09월 28일 (금) 09:57:04 변동빈 기자 desk@jsnews.co.kr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자이면서 교만하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좋다. 그러나 가난하면서도 즐길 줄 알고, 부자이면서 예를 아는 것만은 못하다”고 대답했다.
자공이 다시 “시경에 ‘깍고 다듬은 듯하고, 쪼고 갈은 듯하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겠군요?”라고 말하자 공자는 “사(자공의 이름)야! 이제 비로소 너와 <시경>을 말할 수 있겠구나!  지난 것을 알려주니  아직 얘기하지 않은 것도 아는구나”라고 했다.
자공은 위나라와 노나라의 재상(宰相)을 지낸 인물로 공자의 제자 중에 가장 부자였다. 공자가 타계하자 3년 상을 치르고도 스승을 잊지 못해 다시 공자의 묘소 옆에 움막을 짓고, 3년 상을 더 하며 공자의 묘소 주변에 나무를 심고, 묘역을 가꾼 인물이 바로 자공이다.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사자성어는 시경에 나오는 ‘깍고 다듬은 듯하고, 쪼고 갈은 듯하다’(如切如磋如琢如磨)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래 위나라 武公(무공)의 덕성을 찬양한 노래라라고 하는데 후세에는 군자가 자신을 수양하는데 가져야할 몸과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러주는 말이 되었다.
일생을 살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을 깍고, 상아와 뿔을 갈고 다듬으며 옥을 쪼으듯 정성과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다.
지난 일본 출장 때 오사카의 한 외곽에 사는 다찌바나 선생의 집에 초대되었다. 내년이면 고희가 되는 선생의 집은 300여년 이상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이라고 한다.
집에 들어서자 먼저 법당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다찌바나 선생은 일본의 한 금속회사 중역으로 정년퇴직하고 불교전문대학을 졸업해 자신의 집에 법당을 만들고,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예불을 하고 불교를 공부한다고 했다.
선생은 우리에게 집안을 둘러보게 하고, 저녁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식당으로 안내했다.
음식은 정갈하고, 주인의 정성이 담겨 있었으며 주인이 직접 담근 매실주는 향기와 맛이 훌륭했다.
무엇보다 2~30년은 된 듯한 작은 냉장고와 오래된 식탁 그리고 낡은 선풍기는 주인의 검소함과 소박한 품성이 그대로 배어 나온듯 했다.
다찌바나 선생의 검소함과 겸손함 그리고 친절과 나눔의 삶은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일생을 절차탁마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높은 품격의 삶이 가능했던 것이다.
선생의 집은 늘 외국 유학생들의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일본이라는 군국주의는 증오해도 일본 사람을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해남이 고향인 정숙향 선생은 일본인 교수와 결혼해 오사카에 살고 있다. 선생의 집을 방문했을 때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접시와 찻잔에 과일과 차를 내왔다.
언제 만들어진 접시인가를 물었더니 에도시대(1603∼ 1867)에 만든 작품이라고 대답했다. 적어도 150년 전에 만들어진 접시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름다운 채색 등으로 보아 골동품 가게에 내놔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그릇이었다.
정선생은 “사용하지 않는 도자기는 의미가 없는 거예요. 좋은 그릇이기 때문에 사용할 때 늘 조심하고, 그런 생활이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한다고 믿어요”라고 했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비싼 옷을 입고, 억대가 넘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대저택에 산다고 품격과 권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절제하고, 자신과 남에게 정성과 공경을 다하는 모습에서 가난해도 즐길 줄 알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아는 군자의 품격있는 삶이 드러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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