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누락ㆍ불일치 등 무더기 지적…기획실 책임 물어
주민 소통, 의회 협의 등 위원별 질의 포인트도 차별화
이번 감사는 장성군청 20개 실ㆍ과, 3개 사업소ㆍ센터, 11개 읍ㆍ면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군의회는 이번 감사를 위해 행정감사특별위원회를 구성, 상임위 구분없이 위원 전원이 전 부서 감사에 참여했다.
상임위별로 나눠보면 행정자치위원회(행자위) 소속부서가 10개 실ㆍ과, 2개 사업소ㆍ센터, 11개 읍ㆍ면이고 산업건설위원회(산건위) 소속 부서가 10개 실ㆍ과, 1개 사업소다.
<장성군민신문>은 이번 감사의 주요 내용을 2회에 걸쳐 정리, 게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행자위 소속 사업부서 감사를 요약했다. 행자위는 산건위에 비해 두드러지는 ‘문제 부서’가 돌출되지는 않았다.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사업에는 지적과 대안 제시가 이어졌다. 그러나 부실한 사업실적 정리와 자료제출은 거의 모든 부서에 걸쳐 ‘공통 비판’을 받았다.
■기획실
오원석 위원 “도시 브랜드 제정 그만”
25일 감사 첫 순서로 배정됐다가 ‘자료 부실 책임’을 물어 맨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기획실 감사는 안광수 기획실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시작됐다. 안 실장은 내년도 사업 방향으로는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대응하여 국비 예산의 대폭 삭감을 막아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미화 위원은 지난해 기획실 성과급이 일부 직원에게만 지급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고 안 실장은 “작년까지는 포상금만 지급됐는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승진에 도움이 되는 근무평가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공직 기강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서춘경 위원은 “군수가 너무 편하게 공직자들을 대해서 일을 안 한다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고 나철원 위원장은 “군청 내에 일하지 않는 분위기를 없애는데 기획실이 솔선수범해달라”고 말했다.
오원석 위원은 “군수가 바뀔 때마다 새로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왔는데 쉽게 바꿀 수 없도록 상징물 관리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위원은 또 브랜드 제정 과정에서도 군수 의지가 쉽게 반영되는 위원회를 거치는 것보다 주민 공청회를 통해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총무과
인사 문제, 차상현 위원-총무과장 설전
총무과 감사에서는 인사문제와 공무원 업무 방식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오원석 위원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이 75종이나 돼서 관리하는 공무원들 일이 늘어난다”고 지적했고 조지연 총무과장은 “다른 지방 사례를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나철원 위원장도 “위원회가 잘 돌아가야 공직자가 편하다. 공직자는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예산 절감 문제 등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문제에 몰두해야 한다”며 “정리할 위원회는 과감히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차상현 위원은 22년 9월 민선 8기 인사에서 대기 발령됐다가 장성읍장을 거쳐 먹거리통합지원센터로 파견된 김종수 서기관의 복귀 문제, 부서별 승진 격차 등 인사 문제를 지적하면서 조지연 총무과장과 5분 넘게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차 위원은 “김 서기관 같은 분을 그 자리에 앉혀놓는 건 아깝지 않느냐”고 물었고 조 과장은 “먹거리지원센터는 당시 새로 만들어진 중요한 자리”라고 답하면서 사안별로 논박을 거듭하다 “여기서 인사 얘기를 하는 건 좀...”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차 위원은 문답 도중 조 과장에게 ‘웃고 넘어 갈 일이 아니다’ ‘웃지 말고 얘기하시라니까’라며 3차례에 걸쳐 답변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나철원 위원장은 수감부서가 들어올 때마다 배석하는 팀장들에게 “고개만 숙이고 있지 말고 부서장에게 쪽지 전달도 좀 하고, 위원 질의에 관심갖는 척이라도 해달라”고 주문했다.
■민원봉사실, 문화관광과
서춘경 위원 “사진 한 장 없는 축제 보고서”
민원봉사실 감사에서는 불법행위로 인한 공사 중지와 시정명령 등으로 사업기간이 변경된 북일면 성덕리 택지개발 추진현황에 질의가 집중됐다.
차상현 위원은 종전 사업기간의 이행보증보험이 8월 30일 종료됐는데 아직 갱신되지 않은 문제를 따졌고 담당 팀장은 “타당한 지적”이라며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나철원 위원장은 “북일면 현장은 위원들이 두 번이나 현장조사했는데 확실한 답변을 못하는 것은 의회에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며 “실적보고서를 채택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전남형 균형발전 300프로젝트에 선정된 문화관광과 감사는 상대적으로 순탄하게 진행됐다. 이슈는 단연 지역축제에 집중됐다. 김연수 위원은 행사의 차별화와 방문 인원 감소 대책에 대해 물었고, 서춘경ㆍ오원석 위원은 내실있는 축제를 주문했다. 오 위원은 “읍ㆍ면지역 축제가 주민에게 돈을 걷어서 음향, 가수초청에 2~3천만원씩 쓰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서 위원은 “마을축제의 평가보고서에 사진 한 장 넣지 않은 마을이 대부분”이라며 부실성을 지적했다. 이에 고재인 문화관광과장은 “사실은 과장도 모르는 자료”라고 답해 좌중에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주민복지과, 가족행복과
자료 부실ㆍ누락, 집중 지적받아
주민복지과 감사에서 위원들은 독거노인 반찬나눔 사업, 장성지역자활센터 리모델링 사업, 월남전참전용사 기념탑 진척 현황 등에 물었고, 가족행복과에는 사랑의 집, 누리타운, 시니어클럽 운영 현황 등에 대해 질문이 나왔다.
차상현 위원은 시니어클럽 운영 신규 사업자가 광주업체인 것을 확인하고 장성군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는지 물었고, 신미영 과장은 “일하는 사람은 전부 장성사람”이라며 질문의 핵심을 비껴갔다.
이들 2개 과는 사업 실적보다 자료 부실로 지적을 받았다. 주민복지과는 사업실적과 감사자료의 수치가 서로 다른 데 대해 “추경예산에 다라 달라질수 있다”고 답변했다가 “어떻게 9건이나 모두 다를 수가 있느냐”는 반문을 받았다. 주민복지과 사업실적에는 업무달성률도 빠져있어 지적을 받았다. 나철원 위원장은 “가족행복과의 자료 제출이 너무 불성실해서 기획실이 책임을 지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정책과, 건강증진과
노인요양병원 의료진 근태 점검 주문
보건소 감사가 진행된 지난달 27일은 전국적으로 첫 눈이 온 날. 감사 시작 전, 어느 위원이 “눈도 오고 설레네...그냥 통과해부러”라고 농담을 하자 13명의 직원들이 박수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감사가 시작되자 보건소 이전, 마약류 관리 실태, 보건지소 이용 실태 등에 날선 질문이 쏟아졌다. 가장 질문이 집중된 사안은 공립노인전문요양병원 운영이었다.
최미화 위원은 “병원 운영주체가 달라졌는데 운영은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고 물었고 허영태 보건정책과장은 “저희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더 적극적인 대민 홍보를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차상현 위원은 “의사들이 제대로 출근을 안한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기습적인 출근현황 점검을 주문했다. 오원석 위원은 “요양병원이 적자로 운영이 어렵고 리모델링을 할 곳도 많을 것”이라며 “군에서 많은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날 11시40분에 감사를 시작한 건강증진과는 12시 20분에 끝나 최단 감사시간을 기록했다.
한편 감사가 진행될수록 위원들의 질의 방향도 조금씩 차별화된 성향을 드러냈다.
나철원 위원장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과의 소통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김연수ㆍ오원석ㆍ차상현 위원은 의회와 보다 활발히 소통해줄 것을 주문했다. 서춘경 위원은 사업 실행의 개선방향을 제언하는데 주력했고 최미화 위원은 사업의 잘된 점, 잘못된 점을 하나씩 꼽아달라거나 ‘변화하고자 하는 점이 무엇인가’ ‘잘 추진되고 있느냐’ 등 포괄적인 질문을 주로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