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장성읍장 인터뷰

2017-07-03     권진영 기자

2017년 상반기 장성군 정년 및 명예퇴직 공직자는 본청 5명·농업기술센터 1명·읍면 5명 등 총 11명이다.

30년 넘게 장성군의 발전과 군민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헌신해온 이들에게 박수와 위로를 보내며,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인 안순갑 기획실장과 지난 30일 퇴임식을 가진 김봉수 장성읍장을 만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1. 공직 생활을 짧게 정리해 본다면

어머니의 권유로 공직에 입문하게 되어 82년도에 장성군사 발간 업무를 담당했다. 지금처럼 기기가 발달한 때가 아니어서 책을 엮어내는 것이 복잡하고 고단한 작업이었지만 곳곳을 다니면서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수집해서 장성군 최초의 장성군사를 편찬하여 전국 향토지 심사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의 보람과 성취감이 대단했다.

보건의료원에서 보건행정계장으로 근무할 때에는 장성군 공립요양병원 건립사업이 선정되었다. 우리지역 어르신들의 복지향상에 보탬이 되어 뿌듯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또 문화공보실에 근무하면서 백암산 국기제를 문화원의 협조를 얻어 직접 지도하고 출연하여 남도문화재 민속놀이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이후로 매년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면서 우리 군의 대표적인 민속행사로 자리잡았다.

사무관으로 승진해서 처음 근무한 곳이 북이면입니다. 첫 발령지는 친정 같고 고향 같은 애틋한 마음이 들듯이 공직의 첫 발령지는 아니지만 북이면과 북이 면민들이 저에게는 항상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이다.

하나씩 꼽아보니 새삼스럽기도 하고 어제 일처럼 생생하기도 하다.

이렇게 38년을 흘러왔다.

2. 공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서삼면 총무담당으로 근무할 때에 국무총리 모범공무원상을 받은 적이 있다.

상급기관인 도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데에 대해 긍지를 갖고 있다.

89년도 전국 읍면동 평가에서 전국 3등을 했다. 당시 전국 읍면동이 4천여 개에 달했으니 전국 3위면 대단한 성과였다. 당시 내무부에서 공이 다른 사람에게로 돌아갈까 봐 수상 공문에 ‘장성읍사무소 지방행정서기 김봉수’라고 적어서 보낸 덕분에 15박 16일 유럽여행을 다녀왔다(웃음).

3. 공직생활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공직생활을 정리하면서 굵직한 성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했지만 솔직히 기획실이나 총무과 같은 중요 부서에서 근무를 못해 봤다. 그래서 아직 능력발휘를 다 못해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4. 후배 공직자를 위해 한 말씀

‘인연’과 ‘동행’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공직생활을 돌아보니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돌보고, 지키고자 했던 것이 최고의 자양분이 되었던 것 같다. 

피천득 인연에 보면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는 구절이 있다.

현명한 우리 후배 공직자들은 옷깃만 스치는 인연도 아름다운 동행으로 만들어가는 따뜻하고 능력 있는 공직자가 되어 군정을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5. 장성군정에 바라는 점은

장성읍에만 55명의 이장이 있다. 각 이장님들이 우리 공직자와 주민들 사이를 중개하면서 군정운영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장성읍만 해도 언론인, 교육자 출신, 전직 공무원, 대기업 근무자 등 다른 이력을 가지고 각양각색의 성격을 가진 분들이 모이다 보니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서로 충돌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이 분들이 공직자와 협치하여 군정발전을 도모하려면 무엇보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대화와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역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6. 퇴임 후 계획은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 시점에서 고은 시인의 ‘그 꽃’이란 시가 절절하게 읽힌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한 번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당장은 휴식을 취하면서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꽃, 주변을 둘러보면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7.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군민들이 도와주신 덕분으로 기나긴 마라톤의 결승점을 통과하듯 공직생활을 무사히 마감하게 되었다. 공직을 떠나지만 한 사람의 군민으로서 우리 지역사회 발전을 생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