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에 담을 게 없다’ 폭염 여파로 채소류 금값
배추‧상추‧시금치 가격 보고, 손이 멈칫
올여름 폭염 등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다.
장성 팜스식자재마트에 따르면 배추, 상추, 시금치 같은 주요 채소류가 지난해에 비해 폭등했다고 한다. 기록적인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과 수요가 급증하는 명절 시기에 가격이 무섭게 치솟은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세 변동이 두드러진 품목은 배추였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1망(3개)의 도매가격은 무려 1만8900원으로 거래됐다. 작년 이맘때쯤 5~6000원 하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뛴 수준이다. 전월에는 3만원대까지 거래되며 ‘금값’을 실감케 했다.
지난달에 비해 가격은 대폭 줄었지만 여전히 비싼 품목으로는 상추가 꼽힌다. 전월 기준으로 4kg당 10만원에서 이달 들어 5~6만원으로 떨어졌다곤 하지만 장바구니에 담기 무서울 정도다. 시금치(4kg)도 지난달 10만원을 웃돌다가 최근 4~5만원으로 완화됐지만 작년에 비할 바는 아니다.
무(20kg)는 전월 2만5000원에서 이달 2만3000원으로 다소 낮아졌다. 오이(10kg)는 전월과 비슷한 4만9000원을 형성하고 있고, 깻잎(1.5kg)은 6~7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이들 품목(무·깻잎)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개한 작년 10월 광주지역 중도매인 판매가격 정보와 비교하면 53~57% 오른 수준이다.
과채류 중에선 완숙토마토(5kg)가 6~7만원, 방울토마토(5kg)는 5만원으로 작년에 비해 2배가량 상승해 눈에 띄었다. 반면 사과(10kg) 6만원대, 배(30과) 4만원대, 샤인머스캣(2kg) 1만원대, 단감(60~65과) 5만원대, 수입 포도류 6만원대로 작년과 비슷한 가격을 보였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도 이 같은 오름 추세를 읽을 수 있다. 전남지역의 지난달 채소 및 해조류 소비자물가지수는 145.34로 전년 동월 대비 11.2%, 전월 대비 17.5% 증가했다. 과일 소비자물가지수는 144.38로 전년에 비해 4.6% 감소했으나, 전월로 비교하면 2.9% 상승했다.
마트 한 관계자는 “매년 명절 전후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다가 가을 출하량이 증가할 때쯤에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다”며 “특히 올해는 폭염 등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많이 뛰었다. 체감상 마트에서 취급하는 농산물 전체를 놓고 봤을 때 5~6% 상승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장성농업기술센터 한 관계자는 “올해 9월까지 이어진 고온현상으로 배추, 무 등 작물 수확량이 많이 감소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과일류는 지난해만큼 태풍과 폭우 피해가 크지 않아서 올해 작황은 양호한 편이라 생산량이 증가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