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손이 가는 황금 양념 비율 돼지갈비
여름 별미 복분자 냉면·모싯잎 콩국수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드는 순두부까지
굳이 애쓰지 않아도 세월이 주는 ‘손맛’은 손님들이 먼저 알고 찾는다. 2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자리를 지키며 건강한 음식으로 고객에게 보답하는 북이면 동보회관 김동식 대표(61)를 만났다.
색이 예뻐 입으로 먼저 먹고 눈으로도 먹는 동보회관 여름 별미 ‘복분자 냉면’의 역사가 올해로 벌써 11년째다. 장성 농가들이 복분자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복분자 활성화 방법을 찾던 중, 김대표에게 음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연구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이후 냉면, 술, 주스, 송편 등 복분자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개발되고, 복분자 판로를 개척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복분자는 신장의 기를 보호해 남성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복분자의 효능은 이뿐만이 아니다. 피를 맑게 하고 자외선에 의해 손상을 입은 피부를 진정시킨다.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생성하는 기능도 있어 갱년기 여성에게도 좋다.
믿을 수 있는 국내산, 그것도 장성에서 생산되는 콩으로 만드는 서리태 콩물국수도 매력적인데, 거기다 모싯잎을 갈아 넣어 반죽한 모싯잎 서리태 콩물국수는 보기만 해도, 먹어보면 더욱 시원하고 구수하다. 손 큰 주인이 양도 푸짐하게 주는 탓에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모싯잎은 혈압과 당뇨에도 효과가 있으며, 탈나기 쉬운 여름에 먹으면 좋은 식재료 중 하나다.
복분자 냉면과 콩물국수가 여름 별미라면, 연중 인기 있는 돼지갈비는 동보회관 대표 메뉴다. 김 대표에게 담백하면서도 계속 손이 가게 하는 양념과 부드러운 식감에 남다른 비결이 있냐고 물으니 “23년 세월이 손맛에 배어 적당한 양념 비율을 맞추는 모양이다”고 겸손하게 얘기한다.
청정 바닷물을 떠다가 직접 만드는 순두부도 자연의 원리를 거스르지 않는 슬로우 푸드다. 아카시아 꽃 필 때는 공기 맑은 산속에서 꽃잎 따다가 전도 부치고 꽃잎 장아찌를 담그기도 한다.
식사가 끝날 때쯤 앙증맞은 얼음을 띄운 ‘아이스 꿀 차’가 나왔는데, 있는 만큼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어 직접 양봉한 밤꿀을 한 병도 팔지 않았다니 손님 사랑이 대단하다.
충북 제천이 고향인 그녀는 장성이 고향인 남편 따라 1980년 이곳에 와 식당을 꾸려가며 편찮으신 시부모님 병수발도 하고 자식들도 키워냈다. 효부상도 받았고, 지금은 남편, 둘째 아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한다.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제가 시장에라도 가 있으면 문 앞에서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그러니 어떻게 하루라도 쉴 수 있겠어요”
일 년 365일 하루도 쉬지 못해 한번씩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친척집에 밥 한 끼 먹으러 오는 것처럼 편하게 만나는 손님들 덕분에 ‘지금 이대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마음을 다잡는 그녀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세상은 혼자서는 살 수 없어요. 무슨 일을 하건 사람들과 어울려 인연 맺고 살지요. 힘들고 지쳐도 좌절하지 말고 누구에게든 진심을 다하면, 금방은 아니어도 결국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예요”
한결같은 맛과 정성으로 고객을 기다리는 동보회관은 장성군 북이면 사가시장2길 39에 있고, 예약 및 문의는 (061)392-9192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