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원하는 정책 위한 견제ㆍ감시가 의정활동 초심
정당한 감사지적 못 받아들이면 군민 향한 도전행위
9대 후반기 5개월 차, 첫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는 심민섭 의장을 만났다. 지난 6일 이장실에서 만난 심 의장은 “전반기 2년이 지난 지금쯤은 군정이 어느 정도 성과가 보여야 할 때”라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집행부에 약한 의회라는 지적에는 “군민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집행부를 견제ㆍ감시하는 것이 우리 의정활동 초심”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고질적으로 비판받아온 의원 해외연수에 대해서는 “1~2명의 공직자가 (업무적)영감을 받기 위해 100명의 공직자 연수가 필요하다”는 독특한 견해를 보였다.
지금까지의 행정사무감사를 전반적으로 평가해보면 어떻습니까.
“행정사무감사가 우리 군정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집행부(군청)는 물론 의회에서도 좀 소홀히 다뤄져 왔습니다. 사실 의회가 연초에 예산을 세워줄 때 조금 긴가민가하면서도 승인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집행부가) 뭔가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것을 아니까요. 또 몇 명 안되는 의원이 1000여 명 가까이 되는 공직자들을 다 또 체크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올해 감사가 달라지는 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전년도와 달리 행정사무감사특위(위원장 나철원)를 꾸려서 주민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습니다. 군 전체 11개 읍면에 행정사무감사를 알리는 플래카드도 처음으로 붙였고, 의회 홈페이지에 군민제안창구를 통해 주민의견도 수렴했습니다. 이같은 현장민원을 적극 수렴해서 의원 요구자료도 지난해 205건에서 올해 263건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접수된 의견이 모두 반영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감사를 통해 주민제안창구가 군민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확실히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 감시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9대 의회 4년 중에서 2년이 지났어요. 앞서 2년 간은 초선 군수가 뭔가 야심을 갖고 열심히 해보려는 것도 있었고, 의회가 좀 지켜본 것도 있었죠. 그런데 이제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쯤은 성과가 보여야 합니다. 군민들도 이 정도면 잘하고 있구나라는 목소리가 나와야 합니다.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겁니다.”
전반기 의회 허니문은 끝났다,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그렇다기보다도 (집행부가 하는) 좋은 일에는 응원해주고, 우리도 상생을 할 겁니다. 그러나 군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에는 냉철하게 견제하고 더 잘하게끔 채찍질하는 것이 우리 의회의 의무 아니겠는가, 하는 겁니다. 견제와 감시는 의회 임무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는 맥락에서 드리는 얘기입니다.”
지난 5일 광주광역시 의회는 피감기관의 제출자료 부실을 이유로 파행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집행부의 자료 제출은 어떻습니까.
“의회 사무국에 물어보니 그렇게 많은 자료를 요청하지는 않는다고 그러더라고요. 열 가지 자료를 요청하는 것보다 한 가지라도 제대로 된 자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해서 꼭 뭐 한 가지를 쥐어 파가지고 집행부를 불편하게 하는 것보다 군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자료를 요구하려고 합니다.”
군수와 의원 대부분이 같은 당 소속이 원인도 있겠습니다만, 의회를 향해 집행부의 들러리, 거수기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이야깁니다. 전임 군수는 무소속이었고, 저도 8대 의회에 무소속으로 의원이 됐어요. 후반 2년은 (민주당에) 입당했습니다만은 저는 무소속 일때나 당적을 갖고 있을 때나 똑같이 활동했어요. 특정 정당을 이야기해서 그렇습니다만, 우리가 민주당이고 전임군수가 무소속이라 해서 (당으로부터) 어떤 지침을 받아본 적도 없어요. 지방의회는 국회하고 달라서 소신껏 주민만 보고 일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비판이 나오는 데에는 의회가 집행부를 향해 보다 날선 견제와 감시를 하겠다, 이런 의지를 보여주기를 군민들은 원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으로는 유하게 이야기했습니다마는 내용으로는 사실 엄청나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거예요. 군수와 의장이 같은 당이라서 문제 삼아야 할 것을 안 삼고 덮어 버린다든가, 이러면 국민들이 의회 알기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군민이 군수를 선출하고 예산편성권, 인사권 등 군정 운영권한을 줬을 때는 군수를 믿고 발전시켜라고 준 것이지 다 믿겠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군민이 우리 의원들한테 군수를 강하게 감시, 견제하라는 엄중한 임무를 줬는데 우리가 그 직무를 소홀히 한다? 그건 군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겁니다. 그걸 집행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우리가 하는 정당한 지적을 집행부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의회를 향한 도전이 아니라 전체 군민에 대한 도전이에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집행부에 약한 의회’의 원인으로는 지방자치 제도 자체의 한계도 있겠고, 형님동생하는 지역 특유의 문화에도 원인이 있어 보입니다.
“저는 계속 유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만 내용은 이보다는 더 강하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의원으로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고 가야 합니다. 군의 정책이 군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우리 의정 활동의 초심이고, 방향입니다.
설령 인간적으로 친할지라도 그건 인간관계고 직무에 들어가서는 우리 위상을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의원들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우리 의원들 생각은 다 비슷하다고 봐요. 그런데 그렇지않고 형님동생하면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봐준다? 만약에 우리 의원 중에 그런 분이 있다면 나부터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의정 활동의 현실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22년 12월 행정안전부가 펴낸 제9기 전반기 지방의회 현황을 보면 우리 군 의원 한 사람이 커버하는 군민 수는 5,392명으로 전남 17개 군 중 6번째로 많은 반면 의회행정을 뒷받침하는 사무국 인원은 16명이어서 2번째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다른 순위를 하나 얘기해 볼께요. 인구 순위로 보면 전남 22개 시ㆍ군 중에서 우리 군이 16번째예요. 그런데 우리 군이 내년에 개최하는 전국체전은 22개 전남 시ㆍ군 중에서 몇 번째인지 아세요? 20번째예요. 인구 순위 대비해서 보면 한참 못 미치죠. 예산 규모도 16등이 안돼요. 우리 군수님이 ‘내가 군수가 되면 어떤 지원을 받더라도 최소한 16등은 하겠다’고 외치셨는데 지금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느 부분은 충분하고 어떤 부분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특정 부분만 갖고 평가하기는 좀 이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려시멘트 부지 활용이 군정 최대 방안 중 하나입니다.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지요.
“고려시멘트 부지가 우리 장성군의 중심이에요. 결국 이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장성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3만평 되는 광산 부지와 갱도 기부채납 얘기가 나왔을 때 마냥 덥석 받아들 게 아니라 효용가치와 안전 등의 요소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검토를 해라, 우리 의회에서는 그렇게 주문을 했어요. 정말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입니다. 군수가 내 임기 동안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 용역으로 검토도 해보고 전문가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서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국외출장을 다녀오신 뒤 작성하신 보고서를 보니 스페인 마드리드의 마따데로를 보시고 고려시멘트 부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정리하셨던데요.
“그건 뭐, 꼭 제가 전문가가 아니어서 어떻게 하자 제안하기는 어려운 부분인데요. 하나의 예를 들어서 표현을 했던 거죠. 지방소멸 얘기도 나오고, 온난화 현상 등 여러 문제를 배경으로 해서.”
국외연수에 대한 비판 여론은 어떻게 보십니까. 지난 9월에 다녀온 올해 해외연수도 관광지 위주로 일정을 짰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직자 100명을 국외연수를 보내면 그 중에 1~2명이 영감을 얻어서 사업에 도움이 돼요. 그럼 비용만 놓고 보면 나머지 97명은 보낼 필요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100명 중에 3명, 누가 영감을 얻을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100명에 대한 투자를 하는 거로 보면 됩니다. 어찌 보면 안타깝기는 한데 투자라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어요.”
수월성(秀越性) 중심의 효과를 말씀하신 것 같은데 사실상 공직자 국외연수의 성과는 분임에 의한 집단지성쪽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우수사례로 꼽히는 국외연수 결과보고를 보면 방문기관과의 일문일답을 빠짐없이 기록해서 공유하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근데 그 보고서에다가는 우리가 깨알같이 글을 쓰지만은 어떻게 보면 이제 그, 여행사에서 상세하게 써줘요. 그럼 그걸 참조해서 (보고서에) 많이 기록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주안점은 서면에 작성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선진 문물을 우리가 많이 보고 느끼고 그걸 우리나라에 어떻게 접목시킬까,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우리가 많이 순방을 합니다.”
자치행정국장 보직이 1년 10개월째 공석입니다. 민원, 관광, 복지 등을 총괄하는 중책이 비어있는데 이처럼 공석이 길어진 데에는 이에 대한 의회의 지적이 소홀했던 것도 한 몫하지 않았나하는 비판이 있습니다.
“저희도 몇 번 지적은 했어요. 그런데 집행부에서 큰 어려움이 없이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하고, 또 인사가 집행부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무조건 된다,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건 아니지만 조만간 (자치행정국장) 인사가 날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