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만들어 가는 마을, 다른 환경과 같은 방법 (2)
주민이 만들어 가는 마을, 다른 환경과 같은 방법 (2)
  • 김영주 특임기자
  • 승인 2024.11.12 00:08
  • 호수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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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양림골목비엔날레를 중심으로
양림골목비엔날레 추진위원장 강신겸 교수의 ‘주민주도’에 대한 메시지 전달
양림골목비엔날레 추진위원장 강신겸 교수의 ‘주민주도’에 대한 메시지 전달

양림동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지방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장우가옥과 광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 주택인 우일선 선교사 사택은 동·서양의 문화를 함께 품고 있는 곳이다. 양림동 초입에 자리 잡고 있는 펭귄마을은 화재로 버려진 빈집을 정비하고, 버려진 물건을 가져와 마을 골목을 새롭게 꾸몄던 곳이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양림동 골목에 이렇게 축척된 이야기를 배경으로 만들었다. 양림골목비엔날레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살펴보면 주민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무엇을,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모두가 즐기는 진짜 축제

문화예술교육 스와인스쿨 프로그램으로 광주학강초등학생들과 함께 만든 ‘소리정원展’
문화예술교육 스와인스쿨 프로그램으로
광주학강초등학생들과 함께 만든 ‘소리정원展’

양림골목비엔날레 참여 주민들은 마을 내 예술적 자산과 지역사회를 연결하고자 하였다. 마을 여러 주체의 협력과 시민의 참여로 마을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

마을 예술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된 스와인하트스쿨프로그램은 광주 예술가들과 광주학강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된 거리 배너전()’소리 정원전()’ 작품들은 양림동 마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양림동 내 이름이 똑같은 세 개의 양림교회와 함께 하였다. 3곳에서는 양림동의 기독교 정신과 마을 공동체 정신 발현을 위한 주민 마을음악회도 개최하였다. 이 밖에 양림골목상권 상생차원의 양림스푼위크양림골목비엔날레를 사랑하는 이들의 교류파티, 골목세미나, 시민참여 체험프로그램, 콘서트 등과 같은 크고 작은 부대행사를 동시에 진행하여 양림골목축제와 비엔날레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 즉 지역을 연결하여 마을을 하나의 무대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는 양림동 주민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양림동 답사에 참여한 장성읍 박형주씨는 양림동 주민들 스스로가 재미나게 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였다. “마을주민들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협력하고, 한동안 침체되었던 양림동을 어떻게 들썩거리는 축제 현장으로 만들었는지가 궁금했었는데, 비엔날레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이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대답하였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누구나 와서 참여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는 진정한 축제였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세 개의 양림교회와 함께 마을음악회를 개최하였다(출처 : 페이스북)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세 개의 양림교회와 함께 마을음악회를 개최하였다(출처 : 페이스북)

한 마을에서 주민주도로 지역 발전 생태계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꾸려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은 공동체 사업을 하려면 우선 사업비나 운영비 같은 재정적 문제가 대두된다. 마을의 크고 작음이나 지역적인 여건의 구분 없이 사업 재원 확보는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양림동 주민들은 특이하게도 관을 비롯한 외부의 지원없이 스스로 재정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초기부터 마을주민 중 공동체 사업에 뜻이 있고,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 중심으로 자발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현재에는 양림골목비엔날레의 재정적 자립도를 높이기 위하여 주민 주도적으로 도슨트 투어, 아트마켓, 텀블벅 크라우드펀딩 등 수익사업을 개발하여 수익구조를 다각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마을 여행지 양림골목비엔날레가 주는 메세지

양림동과 같이 근대 건축물이나 유명한 예술가도 많지 않은 우리 지역에서는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 지역에 남겨진 유적이나 유물들이 한 곳에 집약되어 있지도 않고, 양림동에 비해 전문가도 많지 않다는 이유로 양림동 사례를 우리 지역과는 다른 나라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법하다.

양림동 마을 곳곳에 조성된 공공 미술작품과 장성군 답사팀
양림동 마을 곳곳에 조성된 공공 미술작품과 장성군 답사팀

주민들이 우리 동네를 독창적인 마을로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우리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은 양림동과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에게 부족한 활동할 전문 인력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인재를 발굴하고, 그 인력을 육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지역 문화를 발굴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콘텐츠화하는 방법을 배우며, 주민들의 작은 마음을 모아 모아서 한데로 뭉쳐 간다면 우리만의 상품을 만들지 못할 것도 없다.

양림동 이장우 가옥에서 도슨트투어 참여 중인 장성군 답사팀<br>
양림동 이장우 가옥에서 도슨트투어 참여 중인 장성군 답사팀

이제 양림골목비엔날레는 동네 주민들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엔날레를 방문한 외지 사람들 이야기까지 쌓이게 되었다. 우리도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양림동과 관계를 맺고 양림동 마을만들기 행보에 동참하는 일부가 되었다. 양림골목비엔날레를 통해 우리도 우리 자원을 가지고 주민 스스로 노력한다면 외지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는 여행지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은 틀림없다. 주민들이 있고, 우리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려는 열정이 있다면 조만간에 우리만의 축제가 태어날 것이다.

양림골목비엔날레 ‘사이, 사이를 잇다’ 전시 중 박정용 작가 작품 관람 중인 장성군 답사팀
양림골목비엔날레 ‘사이, 사이를 잇다’ 전시 중 박정용 작가 작품 관람 중인 장성군 답사팀

20241029, 장성군민신문사 주관/주최 하에 장성군 주민주도 마을여행지(양림골목비엔날레) 답사가 진행되었다. 이번 답사는 평소 주민주도 여행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장성군민들이 참여로 이루어졌으며, 본 고는 참여자들과 답사 현장에서 나누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기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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