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선한 오지랖을 부려본 적이 있는가! 그를 통해 뿌듯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당당한 지역활동가이다. 지역 이야기는 지역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움직임으로 인해 새로 쓰여진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최근에 괄목할 만한 충주 활동가 한 분을 만났다. 선한 오지랖을 발휘하며 주변 오지라퍼들과 함께 지역의 틈을 매꿔나가는 세상상회 이상창 대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처음 만난 그는 본인을 지역 로컬크리에이터로서, 청년창업가로서, 마을공동체를 위하고, 골목상권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다는 거창한 수사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한 어조로 ‘오지라퍼’라고 소개하였다.
충주관아골 이상창대표는 지역을 핫플(hot-place)이 아닌 웜플(warm-placce)로 만들려는 활동가이다. 웜플은 일시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곳보다는 비록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지속적으로 방문객의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그래서 지속적으로 사랑 받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신조어이다. 이대표에게 충주는 지역컨설팅 회사에서 근무를 하며 인연을 맺었던 곳으로 2016년에 예기치 못했던 백혈병으로부터 요양을 하기 위해 내려온 곳이었다. 그는 충주 관아골 근처 골목 내 구옥을 카페로 리모델링하여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러는 중 지역에서 있을법한 일들이 생겨나지 않은 곳에 오지랖을 부리게 된 것이다.
이대표는 결코 혼자 독식하지 않는 방식의 운영구조를 짰다. 이대표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충주에서 만난 동네 형, 누나, 동생 다섯 명과 함께 보탬협동조합(향후 보탬플러스협동조합)을 구성해서 지역에서 즐길거리, 건강한 작당 ‘담장마켓’을 하게 되었다. 이후 지역 조합원 다각화를 위하여 자작자작협동조합을 별도로 설립해서 골목투어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등 지역의 문화플랫폼 역할을 하였다. 이대표는 외지 청년들이 충주에서 정착할 수 있게끔 가교역할도 하고있다. 그의 카페에서 근무했던 알바요정들이 충주에 정착하고자 하면 공간을 알아봐주고, 안정적으로 창업을 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돕기도 한다.
이대표는 충주관아골 지역 활동가 그룹과 함께 민간차원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충주에서는 9개 동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 간 서로의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류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활동가 그룹은 민간차원에서 각 동별 사업 참여자인 주민상인협의체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였고, 서로 협력활동을 강조하는 업무협약 추진하는 등 가교적 역할을 하였다. 이대표는 충주시가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할 때에도 「문화도시TF PM」로 참여, ‘충주에 살면 충주사람’이라는 관아골 청년들의 활동을 충주의 문화적 메시지로 구호화하여 지역사업을 확보하기도 하였다.
이대표는 동네 이웃에서 출발한 관계망 브랜드 ‘WE, 관아골’을 제안하여 지역과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의 틈을 매꾸어 나가는 주체가 되었다. 그는 자신이 속해있는 보탬플러스협동조합과 더불어 자작자작협동조합, 지역 활동그룹인 선한라이프팩토리, 담장골목 이웃, 충주 로스터리 길드 등이 참여한 로컬크리에이터 그룹 ‘WE, 관아골’을 함께 브랜딩하였다. 이 모임은 튼튼하게 자리를 잡은 자신의 본캐(본 캐릭터-본래 주요활동 모습)를 토대로 선한 오지랖을 부리는 부캐(부 캐릭터-부수적 활동 모습)의 활동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충주시 및 다양한 중간지원 기관들과 함께 갑-을관계가 아닌 웜플만들기 동반자로서 성장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았다. 그리고 충주시의 틈새를 매꾸는 역할을 자청하였다. 여기에서 이대표는 건강한 부캐활동이 되려면 본캐가 우선적으로 튼튼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부캐의 자립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후 각종 지원사업을 연계하는 방식을 취해야만 부수적 활동(WE, 관아골)이 지속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충주 세상상회 이상창 대표와 같은 선한 오지라퍼들의 활약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아직까지도 멀게만 느껴지는 남의 일로 느껴지는가?
이대표의 활동 또한 처음에는 거창하지 않았다. 지역의 결핍적 요소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마음 맞는 청년들끼리 십시일반 뜻을 모아 작은 활동을 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청년, 주민협의체를 만들지 않고, 건강한 작당모의부터 하였다. 현재까지 우리 지역은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경험치가 적고, 주민들 또한 행정예산이나 지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예산 여부에 따라 움직이는 행태가 만연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 또한 이상창 대표처럼 우리 지역의 찐이야기를 만들어서 찐하게 들려줄 수 있는 지역 주체가 아닌가. 지역의 주체자로서 지역의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은 이미 장성 청년들이 진행하는 축제기획을 통해, 그리고 프리마켓 운영을 통해 이미 확인하고 있다. 현재 장성군 곳곳에 활동가의 씨앗들은 뿌려졌고, 싹을 틔우고 있는 이것이 바로 우리 고을 장성에서도 충주의 이대표와 같이 오지라퍼가 성장하고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조만간 장성군에서도 건강한 오지라퍼들로 하여금 우리 지역의 언어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