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7일부터 '농촌 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법률의 주요 내용은 「농촌 경제·사회 서비스 활성화 계획 수립, 서비스 제공 주체 육성 및 역량 강화 지원, 서비스 활성화 추진체계 구축」 등 3개 부분이다. 이 법률 시행으로 농식품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주민주도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활성화’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농촌에서의 경제·사회 서비스 부분은 농업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농장이나 지역 공동체가 지정받아 지역의 경제, 사회적인 부분을 활성화 시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잠재력을 활용해서 지역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의 주체는 바로 주민이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활성화는 개인 및 공동체의 역량이 지역의 자원으로써 중요하게 평가 되어야 한다. 주민과 공동체의 역할론은 농식품부가 시행한 신활력플러스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고 판단된다. 신활력플러스사업의 목표는 농촌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하여 주민 스스로가 공동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즉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농촌의 지속가능함은 지역의 핵심인 구성원들의 자발적 활동을 만들어야 지역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며, 이와 같은 논리는 시대가 바뀌거나 새로운 정책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지역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법이 될 것이다.
주민주도적인 활동으로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부분들이 우선 다루어져야 할까?
먼저 주민들은 지역과 공동사업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간 마을만들기를 비롯한 주민주도 공동체 사업이라고 하면 그저 행정에서 하는 일을 도와주는 차원으로 생각하거나, 어짜피 지출되어야 할 사업비라 생각하며 개인 사업을 공동체 사업으로 외형만 포장하는 수준에서 동참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였다. 공동사업이 조금 운영될 손 치더라도 팀리더에게 사업을 은근슬쩍 떠맡겨 놓고 발만 걸치거나 열심히 활동을 하지 않고 불평소리만 하여 지역 갈등만 조장하는 등등 지역 공동체 사업의 문제점이 다양하게 존재했었다. 정책에 협조한다는 수동적인 자세나 공동 사업에서 이름만 놓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무임승차 회원들이 많았었다.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더 분명한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사업 집행부는 사업의 주체자를 발굴하고 그들이 활실하게 주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일반농산어촌 사업을 진행을 하다보면 주민주도가 아니고 형식적 참여 수준에서 주민역량강화가 진행되었었다. 주민들에게 너무 많은 기회와 권한을 부여하게 되면 주민들 간에 생겨나는 민원으로 지역이 시끄러워지고, 들어가는 품에 비해서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민원만 제기할 뿐 고마운 마음도, 성과도 제대로 나지 않는다는 생각들을 할 수 있다. 할 일도 많고, 말도 많은 사업보다는 손쉬운 H/W 사업 위주 진행하려고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역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사업 주체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지역의 백년대계를 세울 기둥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사업 집행부는 시간이 걸리고 성과가 미흡하게 보인다 하더라도 주민과 공동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명제를 쉽게 간과해서는 안된다.
주민들에게 보다 더 분명한 책임과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주민주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해 보았던 주민자치적 경험이 축적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역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과 그에 응분한 경험은 자기자신의 소중한 경험이 되고, 더 나아가서는 사업은 특수훈련과정 주체로서 지역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주민들의 활동이 비록 미숙할지라도 주민들 스스로 해결해 보는 기회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기회를 주는 듯 하지만 늘 염려하고 그 결과의 평가에 두려운 나머지 조금씩 간섭을 하다 보면 이는 지역민의 성장을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마지막으로 지역 여론은 주민주도적인 활동이 지역의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주민들이 사업을 이끌고 나가다 보면 결과물은 돋보이지 않을 수 있다. 투입된 예산을 생각하여 결과물에 대해 잘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것은 모두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간 해보지 않았던,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주민자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속에 있다. 자신과 지역을 위해 기꺼이 해보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주민들의 열정을 대외적인 사업 성과나 집행기관의 평가를 고려하여 직간접적인 개입으로 그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주민주도적인 활동이 지역의 관심사가 되고, 이런 분위기는 지역개발 정책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형식적인 사업 참여 수준에서 지역민들의 역량강화는 상향식 의사 결정 방식을 따르지 못했었고, 주민들 또한 개인적인 욕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역을 폭넓게 아우르지 못했다. 이제는 공동체 리더십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만들기에 서로 머리를 맞댈 시기이다. 지역사회는 주민주도적인 활동을 포용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집행기관은 주민에게 더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할 것이며, 주민은 공동사업을 내 집 살림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운영해야 할 것이다. 내재적 지역발전 원동력을 사람과 조직에서 찾고자 했던 시도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우리 지역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활용해서 주민주도적 사업의 사례가 축적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우리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상향식 의사결정 문화가 형성되고, 더 나아가 민관협치 거버넌스가 구현되는 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