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한 두 나라의 전쟁이 2년이 지나도록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00만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라는 제목으로 “우크라이나군 사망자는 8만명, 부상자는 40만명에 이르고, 러시아군 사망자는 최대 20만명, 부상자는 40만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의 이슬람 지도자들의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한 이스라엘의 재보복전쟁은 팔레스타인 해방지구인 가자지구와 헤즈볼라의 거점지역인 레바논을 초토화시킨데 이어 공격이 이란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가자지구에서는 4만 2천 명 가까이, 레바논에서는 2주 동안 1천4백여 명의 부녀자와 노인 그리고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과 군인이 숨졌다.
그런데 미국 싱크탱크의 매닝 선임연구원이 지난 7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이 1950년대 이후,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는 주장을 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9일 남북으로 연결되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와 도로를 완전 절단하고, 이를 위한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말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통일과 화해를 위한 관계가 아닌 적대적 주적관계로 발표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장사정포는 정확성이 높아졌는데 이를 전방에 대대적으로 배치한다고 한다. 전쟁이 발발하면 3일 이내에 장사정포의 사격거리 내에 있는 수도권에서 약 5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난 예측은 이제 두 배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수정해야 한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국가 경제를 파탄나게 만들지만 군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미국 등에서는 무기를 팔아 고소득을 얻고, 실업률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미국 정치인들은 전쟁을 일으키거나 국가 간에 긴장관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스라엘이 수입하는 무기의 70% 이상은 미국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적극적으로 중재하지 못하고 이스라엘의 눈치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2021~2023년까지 보잉사가 제작한 스텔스 전투기와 무인정찰기 등을 수입하는데 들어간 돈만 무려 12조원에 이른다. 미국은 자국의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고 있으며, 남북이 긴장 상태가 지속되기를 원한다. 무기야말로 가장 이윤이 많이 남는 수출품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양면성은 한쪽에서는 어린이와 부녀자 그리고 노약자들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거나 다쳐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는데도 다른 한쪽에서는 전쟁을 통해 호화로운 인생을 즐긴다는 점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은 조선은 조총의 위력을 실감하였고, 훈련도감, 어영청 그리고 금위영을 창설하여 삼군영을 설치하여 1만여 명의 병사를 훈련시켰고 이들에게 조총을 보급하기 위해 화약과 탄환을 제작하기 위한 산업이 발달하였다.
당시 한양 인구는 30만여 명으로 군인과 가족을 포함한 5만여 명은 인구의 15%를 차지하였으며 이들은 적은 급료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망건이나 갓, 유기 등의 수공예품을 만들어 칠패시장(현재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하였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을 다시 일어서게 하였고, 1960년에서 1975년까지 이어진 베트남 전쟁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의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전쟁의 피해자는 가난하고 약한 나라이고, 가난하고 약한 나라의 어린이와 부녀자 그리고 노약자들이다. ‘미국의 실업률이 높아지면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의 실업률이 낮아진다’는 말이 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고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한반도에서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