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하면서도 엄격하셨다
온화하면서도 엄격하셨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4.11.19 10:00
  • 호수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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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溫而厲, 威而不猛, 恭而安(자온이려, 위이불맹, 공이안)

공자는 온화하면서도 엄격하였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았고, 공손하면서도 편안하였다.”

공자의 풍모에 대해 제자들이 느낀 인상을 설명한 것이다. 온화하면서도 엄하고, 위엄이 있으면서 사납지 않은 것은 어진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공손하면서도 편안하였다는 것은 안절부절하지 않은 것이다. 공손한 것과 아첨하는 것은 다르다. 공손함은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편안하지만 아첨하는 것은 바라는 바가 있기 때문에 안절부절하게 된다.

공자는 자장(子張)에게 군자에게 다섯가지 아름다운 것이 있으니 베풀되 낭비하지 않고(惠而不費), 부리되 원망을 사지 않으며(勞而不怨), 원하되 탐내지 않으며(欲而不貪), 너그럽되 교만하지 않으며(泰而不驕), 위엄이 있되 사납지 않다(威而不猛)”고 하였다.

자장이 다시 그 자세한 뜻을 묻자 베풀되 낭비하지 않는 것은 백성의 이로운 바에 따라서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이오. 부리되 원망을 사지 않는 것은 백성의 능력에 따라 부릴만한 것을 골라서 백성을 부리면 또한 누가 원망하겠느냐? 원하되 탐내지 않는 것은 사람답게 되기를 원해 사람답게 된다면 어찌 탐욕스럽다 하겠느냐? 군자가 많거나 적음을 따지지 않고,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굳세고 오만함을 따지 않는다면 이 또한 너그럽되 교만하지 않음이 아니겠느냐? 군자가 의관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우러러보고, 위엄있게 사람을 보면서도 그를 경외한다면 이 또한 위엄이 있되 사납지 않음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를 다시 풀어 설명하면 국민이 이롭게 하는데만 예산을 사용하면 낭비하지 않는 것이오, 그 사람의 능력과 지위에 따라서 업무를 주는 것이며, 바라고 원하는 것은 어질고 바른 것이며, 너그럽게 대하면서 교만한 태도를 보이지 말아야 하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그 안에 따뜻한 마음이 있는 것이다.

장성읍 장안리 봉암서원 사당을 들어서는 문에 엄온문(嚴溫門)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망암 변이중의 제자인 추담 김우급이 망암의 만장(挽章)에 쓴 글에 공은 멀리서 보면 엄격()하나 가까이 가면 따뜻하다()”고 한 뜻이다. 군자는 스스로에게는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따뜻하기 때문에 멀리서 보았을 때와 가까이서 볼 때는 다르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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