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콘텐츠가 달라지고 있다
축제 콘텐츠가 달라지고 있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4.11.19 10:00
  • 호수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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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김밥, 떡볶이, 만두 축제 등 인기
생태축제, 문화축제의 틀에서 벗어나야
구미라면축제
구미라면축제

<가수 초청, 장기자랑 등 천편일률 지역축제>

올봄 벚꽃과 산수유 그리고 매화의 개화시기를 맞추지 못하고 추진한 봄꽃축제는 꽃 없는 꽃축제라는 비판과 함께 관람객의 외면을 받았다. 장성군은 지난해 가을꽃 축제 때 황룡강 일대에 꽃이 신통치 않게 되자 올봄에 개최한 길동무꽃길축제길동무꽃길축제와 뮤직페스티벌이라는 테마로 뮤직페스티벌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여름 상무평화공연에서 개최한 썸머뮤직페스타역시 차별화된 콘텐츠 없이 외부 가수를 초청하여 사람들을 끌어모아 돈 잔치에 머문 축제라는 비판이 있었다.

대중가수를 초대하여 개최한 지역축제는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예산을 쏟아붓느냐에 따라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수준 낮은 축제방식이다. 지난해 429일부터 57일까지 9일 동안 보성에서 개최한 세계 차 엑스포는 저녁마다 축제 주무대에서 데일리콘서트를 열어 날마다 유명 가수들을 초대하여 행사를 진행했다. 차엑스포는 사라지고, 이름난 트로트 가수가 총출동하여 마치 트로트 경연대회를 치르는 것처럼 되었다.

꽃축제 등 생태축제가 기후위기로 꽃이 개화하지 않거나 시기를 맞추지 못하게 되자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천편일률로 대체하는 콘텐츠가 대중가수 초청이나 주민 장기자랑, 어느 축제장에서나 보이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원주만두축제
원주만두축제

<김밥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다니>

김밥천국김천이라는 아주 간명하고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김천시 김밥축제는 이틀 동안 당초 예상 인원의 다섯 배 이상인 10만여 명이 참여하여 미처 김밥을 만들지 못해 김밥 없는 김밥축제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큰 인기와 호응을 얻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11.1~11.3일까지 사흘동안 열린 전남 세계 김밥 페스티벌21만여 명의 내외국인이 참여하여 전남의 김과 천일염 등을 알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김밥 페스티벌에서는 김을 이용한 다양한 스낵, 김부각 등이 선보였고 내`외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장성군 황룡면 [현대푸드시스템]에서 10여 종의 김밥을 만들어 방문객에게 시식할 수 있도록 하여 호응도가 높았다고 한다. 김밥 페스티벌의 성공으로 전남산 쌀과 김 그리고 식재료로 만든 김밥의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도 기대하게 되었다.

111~3일까지 구미에서 열린 ‘2024 구미라면축제는 경찰 추산 전국에서 17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고, 갓 튀긴 라면은 무려 25만 개가 팔렸다고 한다. 구미에서 농심 신라면의 70% 이상을 제조하고 있다는 것에서 착안한 구미라면축제는 올해 3회째를 맞았으며 지난해 방문객 7만 명에서 올해는 17만 명으로 방문객 수가 지난해보다 두 배를 훨씬 넘었다.

전라북도 순창군에서는 1116~17일 이틀 동안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에서 순창 떡볶이 페스타를 열었다. 순창발효관광재단이 지역혁신사업 정책으로 추진한 떡볶이 축제는 순창의 장류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고추장이라는 이미지가 옛날을 떠오르게 한다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를 주제로 삼았다.

 

강릉커피축제
강릉커피축제

<차별화된 축제,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해야>

1024일부터 27일까지 열린 강릉커피축제는 올해로 16회를 개최하며 장수 인기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4일간 열린 축제에는 44만명의 방문객이 찾았고, 젊은이의 취향에 맞게 독립영화 상영, 음악공연 등이 펼쳐졌다. 행사부스에는 150여개의 커피 관련 업체가 참여하였고, ‘100() 100() 바리스타 핸드드립 퍼포먼스는 강릉항 방파제에서 진행하여 장관을 연출하였다.

강릉커피축제에서 주목할만한 것 중에 하나는 주민들의 협조였다. 지역주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며 일방통행에 솔선수범하였고, 많은 커피숍에서는 열린화장실 운영과 할인행사에 동참하였다. 사회단체 회원들은 날마다 주변환경 정화활동을 펼쳐 행사장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었다.

전주비빔밥축제
전주비빔밥축제

10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 원주 만두축제는 무려 50만명의 방문객이 찾아 지난해 방문객 20만 명에 비해 2.5배나 늘었다. 축제장에 설치한 먹거리 부스에서는 만두판매로만 운영하여 축제의 전문성을 높였으며 만두 가격을 5000원 이하로 제한하며 맛과 가격의 가성비가 높았다는 평이다.

50여 개의 만두부스에서는 고기만두, 김치만두, 글로벌 만두, 전국맛집만두 등 1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만두가 선보였다.

한편 축제 기간인 1026일 전국의 관광`도시재생 전문가, 교수 등 100명이 참석한 원주시 축제 활성화 토론회에서 이병철 경기대 관광과 교수는 원주시 전체지역을 축제의공간으로 구성하고, 주민 모두가 축제의 스테프가 돼 방문객을 맞이해야 한다. 또한 방문객은 축제의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가 되도록 해야한다는 내용의 주제발표를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지역축제는 2020968개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뒤 2023년에는 1129개로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축제의 주제와 콘텐츠가 비슷하고 단체장의 생색내기와 치적 쌓기에 이용하기 위해 방문객 수 늘리기 경쟁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축제는 전통문화, 생태, 음식,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주제로 열리고 있다. 그런데 생태, 환경 축제 등은 기후와 날씨의 영향을 받아 방문객의 수가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축제 기획사에 의뢰하는 형식인 관주도의 지역축제는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고만고만한 축제가 되기 쉽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함께 관은 지원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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