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기획취재차 영암군에서 실시하는 식품관련 국제심포지움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곳의 패널로 참석한 김종덕 교수는 내가 내민 책 표지에 “로컬푸드가 희망입니다”라고 써 주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식량 원조가 우리나라 정치·경제와 농업에 미친 영향을 다룬 박사 논문을 쓴 후, 패스트푸드가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을 다른 ‘맥도날드화’를 우리나라에 소개했고, 이어 패스트푸드 반대 운동인 슬로푸드 운동에 동참, 우리나라에서 슬로푸드와 슬로푸드 운동을 알리는 일을 해오고 있다.“로컬푸드가 희망입니다”라는 간단한 문구 속에 김종덕 교수의 간절한 바람과 희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 농업과 먹을거리는 지금 비상사태에 있고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농업과 농촌은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 저자는 식량 자급률은 저하되는 가운데 정체불명의 먹을거리가 식탁을 채우고 있는 현실의 심각성을 이미 30여년전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세계 식량체계의 구조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대안으로 등장한 지역식량체계의 실제를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다.
친환경이다, 유기농이다라고 붙여진 식품은 가격이 비싸다고 여기고 부자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한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그가 지은 농사의 결실을 본인은 먹지 않는 양 다량의 농약과 질소 성분의 약품을 쏟아 붓는다. 초식 동물인 소에게 소를 먹이니 광우병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말하는 뻔뻔한 정부도 있다.
저자는 지역식량체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족이 먹는 밥상’을 생각하며,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친환경 제품의 가격이 절대 비싼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 가격은 절대 싼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패스트푸드의 세계화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로 농민 장터가 가져다주는 이점과 그 어려움을 말한다. 미국의 학교 급식프로그램인 농장학교 연결 프로그램과 우리나라 학교 급식이 시사하는 점을 제시하고, 농업과 먹을거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 농도교류가 왜 필요한지를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귀농과 귀농운동의 방향 등도 소개한다.
저자는 현재 로컬푸드 연구회, 슬로푸드 문화원의 이사를 맡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로컬푸드와 슬로푸드 정착을 위해 전국 곳곳에서 강의와 병행한 선구자적 운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