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초등학교 김화민 교사
스승.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삶의 결정적 변화를 가져오기도, 누군가에게는 미래의 거울이 되기도 하는 이들. 5월 15일은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법정 기념일 ‘스승의 날’이다. 교권 침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스승은 존경의 대상이며 참 스승의 길을 고민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힘껏 응원하는 교사들이 교육 현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참교육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참 스승’을 만났다. 주인공은 서삼초등학교 김화민 교사다.
김화민 교사는 광주에서 선생님이었던 부모님 밑에서 나고 자랐다. 차분한 성격의 교육자인 부모님과 달리 그녀는 같은 학년의 모든 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활발한 성격을 가졌다. 그녀는 또한 어머니가 미술 학원을 보내줄 때까지 원장실에서 한 발자국을 움직이지 않았다. 이처럼 ‘하고자 하는 목표에 집중하는’ 끈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 시기에 처음으로 선생님을 보며 자기 진로를 결정했다. “띠동갑 담임 선생님이셨어요. 수업 시간에 엄하셨지만, 그 외의 시간은 친구처럼 편하게 속마음을 헤아려주셨던 게 기억나요. 또 그 시기에 EBS에서 방영한 진도의 어느 분교에서 교사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제가 다니던 도시 학교와 달리 창문을 열면 바로 앞에 바다를 볼 수 있는 학교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그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란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시기가 찾아오자 그녀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이제껏 배워온 미술과 피아노를 활용하며, 어릴 적 꿈꿨던 바다 앞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교육대에 진학하여 4학년 재학 중 전주로 나갔던 현장 실습은 ‘함께 친구처럼 마음을 나누며 헤아리는’ 그녀의 교육 가치관을 피부로 직접 체험하게 해주었다.
전라남도 초등교사임용시험을 합격한 그녀는 망설임 없이 완도로 첫 번째 발령을 지원했다. 본섬에서 3년의 시간을 보낸 그녀는 섬에 있는 분교를 지원하고자 했으나 남편의 만류로 광주 근교의 장성으로 지원했다. 월평초와 진원초에서 총 3년을 지도하던 중, 교사가 부족했던 서삼초를 지원하여 현재까지 교직 생활을 계속 이어간다.
그녀는 아이들이 자신의 창의성과 주체성을 이용하여 학교 행사를 스스로 직접 구성해보도록 이끌었다. “학교행사로 단 하루 개최하는 운동회가 아닌, 몇 주에 걸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리그 형태의 체육 프로그램을 토의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던 시간이었어요. 계획서를 작성하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가운데 우리 친구들은 선생님이 말해주지 않아도 ‘어느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더라고요.”
이러한 서삼초 친구들의 창의력과 주체성은 교육의 한 사례에서도 발견됐다. “작년에 6학년 친구들에게 ‘내전’을 주제로 수업을 할 때였어요. 조별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더니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가장 돕고 싶은 국가를 ‘예멘’으로 결정했어요. 그날부터 친구들은 자발적으로 예멘의 기후와 농업 방식을 조사했죠. 더 놀라운 점은 예멘을 도울 원조 방식을 고민하다가 모종을 파는 회사를 발견했고 씨앗을 조달받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어요. 그렇게 내전 수업은 아이들이 ‘서삼초 국제분쟁조정위원회’를 설립하고 가상의 미국과 교섭하고 협상하는 토론 수업으로 발전했죠. 아이들의 가능성은 정말 무한해요.”
서삼초의 발전을 위해 전남농산어촌유학학교와 그린테라피스쿨 프로그램에 매진한 그녀는 작년 12월에 장성교육상을 수상했다. “장성에서 나고 자란 우리 친구들이 배운 체험이 교과서가 되는 생동적인 교과서를 작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또 장성에 있는 작은 학교들이 함께 모여 어울리는 공동체 수업을 꿈꾸기도 합니다. 물론 그린테라피와 같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만들어가는 우리만의 특색 있는 공교육을 오늘도 상상해봅니다.”
표준화된 교육이 아닌, 맞춤형 교육 세대에서는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의 깊은 공감이 필요하며, 교육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생을 설계하는 학창시절, 김화민 교사는 아이들의 꿈이 그저 꿈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생동적인 교육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경험을 머금고 살아가는 귀여운 괴물'인 아이들을 온 정성을 다해 가르치고 돌보는 그녀의 사랑과 헌신에 찬사를 보낸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