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 시설 확충, 풍물시장‧야시장 정기 운영 일정 차질도
김한종 군수가 수십억원을 들여 공약 사업으로 추진 중인 '황룡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정부의 세수 펑크로 지자체가 재정 악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 보조금 등 사업비 확보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황룡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은 민선 8기 신규 시책으로 황룡시장의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옥상 보수, 우수관 교체, 방송실 설치, 장옥 셔터문 설치 등 현대화 시설을 확충하고 풍물시장 같은 여러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를 개발해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2026년에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현재 ‘스타 셰프’ 백종원이 이끄는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 황룡전통시장 활성화 연구 용역을 맡긴 상태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오는 12월 이후 나올 전망이다.
발목을 잡는 건 예산이다. 장성군은 지난해 2024년도 연간업무 계획을 짜면서 도비 40억원, 군비 25억원 등 총 65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청사진을 세웠지만, 올해 재정 상태 악화에 따라 도비 32억원, 군비 21억원을 합한 53억원으로 사업비를 축소했다.
전통시장 활성화의 마중물로 활용될 자금이 18%나 줄어든 셈이다. “당초 사업 예산은 추정치로 세운 것에 불과하다”는 게 군의 설명이지만,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사실상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공약 실천 계획서상 연도별 예산 확보 현황을 살피면, 첫 시행년도인 2022년은 계획했던 5억원과 달리 3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2023년은 목표액 5억원 중 한 푼도 예산서에 반영하지 못했다. 올해는 10억원으로 잡았는데, 지난달 기준 1억원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같은 ‘재정 난기류’ 속에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하면서 올해 착수하려던 시설현대화 사업은 첫 삽을 뜨지도 못한 채 내년으로 미뤄졌고, 풍물시장과 야시장 정기 운영 계획도 2026년으로 늦어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사업 차질은 저조한 평가 성적표에서도 확인된다. 공약 이행률은 지난달 30일 시점으로 2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화사업 신청 및 예산 확보‧시설현대화 사업 추진‧ 풍무시장 및 야시장 정기 운영 등 5가지 지표를 측정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대해 군은 전남도에 황룡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을 명목으로 보조금 32억원을 신청했다며 기대감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다음달 발표된다. 다만, 도 예산 52억2100만원 중 각 기초단체가 보조금 경쟁을 벌여 따내는 방식으로 실제 교부되는 금액은 신청액보다 한참 낮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7억6000만원이 편성됐던 작년보다 더 추워진 '재정 한파'까지 겹쳤다.
군 관계자는 “도에서 보조금을 얼마나 내려줄지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고, 다각도로 예산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에는 정부 공모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신청해, 사업 정상화를 위한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룡시장은 1964년에 개장해 4일과 9일에 장이 서는 5일장으로 육류와 미곡, 생선, 건어물, 채소, 잡화 등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지역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단골 고객이 크게 줄고, 읍내에 하나로마트와 Y마트, 식자재 마트에 이어 지난해 황룡에 로컬&하나로마트까지 건립되면서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설 현대화 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