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정브리핑을 한다고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제도 제대로 발전하고 있고 의료시스템도 올바르게 운영되어 걱정할 것이 없다면서, 모든 국가의 일에 자화자찬만 했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하나도 제대로 되어지는 것이 없어, 국민의 삶은 팍팍하고 답답한 일이 한둘이 아닌데 잘만 하고 있다니, 보통 사람들로서는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 정권의 국정 수행 능력에 긍정적인 평가가 약 20%이고 부정적인 평가가 약 70%인데, 그런 여론조사에는 눈도 안돌리고 과장된 업적으로 국민을 속이고만 있으니, 세상에 이런 정권이 언제 또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까.
현 정권이 집권하던 그해부터 너무나 엉망이던 나랏일에 분노한 국민이 그때 벌써 퇴진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여당이 참패하면서 국정 기조를 바꾸도록 강력한 뜻을 보여주었지만, 정부와 여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하던 일보다 더 나쁜 일만 지속해서 하였습니다. 이래서 민심은 정권에 완전히 등을 돌렸고 지지율은 급격히 하강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잘못 사용하는 권력을 제어하고, 숨기는 비리를 밝혀야 한다고 국회에서는 특검법을 제정하기를 반복하지만 거부권 행사로 국정이 마비 상태인데, 그래도 국회를 무시하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형편입니다.
며칠 전 민주화운동에 생을 바쳐온 국가 원로 100명이 제안하여 1,600여 명이 동참하여 정권을 퇴진시키자는 성명서를 시국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습니다. 기자회견으로 발표했습니다. 현 정권이 저지른 온갖 망동을 자세히 열거하고, 이런 망동으로 나라가 망해가는데,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일어나 윤석열 정권을 응징하고, 즉각 퇴진시킵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200년 전에 국가에 위기가 올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임진왜란이라는 엄청난 국란이 다가올 무렵 일본이 침략해오리라는 징후가 여러 면에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정권은 그런 징후를 무시하고 전혀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끝내 그런 비참한 환란을 겪고 말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다산의 기록입니다.
“변방의 사건을 말하면 허풍을 떤다고 하고, 군사 일을 말하면 민심을 요동시킨다고 하여, 비변사의 자리에서는 당황한 얼굴빛으로 서로 돌아보지 않은 적이 없으면서도 밖에 나와 사람들에게 말하기는 태평하다고 하며, 민가의 안방에서도 귀를 대고 소곤거리지 아니한 적이 없으면서도 밖에 나와 손님에게는 걱정이 없다고 하였고, 지방의 관찰사나 수령들도 그 영향을 받고 그 뜻에 맞춰 날마다 음악이나 연주하며 기생과 즐기면서 ‘이것이 민심을 안정시키는 방법이다’라고 하며, 궁벽한 곳에서 노동일을 하는 사람들도 이미 귀신처럼 당시의 형세를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정경달의 난중일기에 부쳐」)
정부의 고관대작들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현 시국을 똑바로 보아야 합니다. 입틀막 때문에 언론이 제대로 보도해 주지 못하고, 양순한 국민이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지만, 망해가는 나라의 징조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허세를 부리고 진실을 숨기면서 위기만 넘기면 해결될 것으로 여기지만 결코 그렇게는 되지 않습니다.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쉽게 보지 말아야 합니다. 퇴진하지 않으려면 올바른 정치를 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