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구태정치인들의 적반하장
낡은 구태정치인들의 적반하장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07.0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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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이미 그들을 버린지 오래다
시민단체 "국민의 힘"은 정형근, 김용갑, 이인제, 박상천, 이윤수, 최병렬, 정대철 의원 등 8명의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이 납득할 수 없거나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여겨지는 과거 행적들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이들 8명 의원 대부분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껄끄러운 정치인들을 제거하려는 의도"라거나 "국민의 힘은 노대통령에게 반대하거나 걸림돌이 되는 세력을 선별해 제거하기 위한 조직" 혹은 "노선이 다르다고 몰아내려한다"라는 등등의 반응을 보이며 극렬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이들의 말대로 "국민의 힘"이란 단체가 이른바 노대통령과 노선이나 입장이 다른 일부 의원들을 골라 물 먹이기 위해 "국회의원 정보공개운동"을 벌이는 것일까?

정형근 의원이 국정원에서 일할 때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가혹한 고문을 일삼았다는 의혹, 김용갑 의원이 전두환 군사쿠데타에 가담했다는 사실과 두 아들 모두 군대에 보내지 않았다는 것, 이인제가 두 번씩이나 경선결과에 불복했다는 것 등은 이미 잘알려진 사실이다.

가장 악질적인 언동으로 극렬히 반발하고 있는 이윤수 의원 같은 경우 후단협 맴버로, 구주류 핵심으로 활동해 왔고 의회나 당에서 극언과 욕설, 막말을 서슴지 않는 사람으로 소문난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 "국민의 힘"이 "의원자질이 의심된다"는 질의를 보낸 것은 또한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국민의 힘"이 아니더라도 지금 여러 시민단체들이 이런 정보를 정리하고 공개할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즉, 수구족벌언론 등을 비롯한 일부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와는 다르게 "국민의 힘"은 국민이 할 소리를 대신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유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여겨지는 이러한 사람들의 과거 행적들에 대한 질의들은 그들이 노대통령과 어떤 관계에 있던 상관없는 문제며, 또한 "국민의 힘"이 대통령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와도 상관없는 문제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낡은 구태 정치인들은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버려진지 오래 아닌가? 이들 의원들이 만약 지역주의가 없었다면, 또한 공천과정이 투명하고 객관적이었다면 과연 국회의원이 될 수나 있는 사람들이었을까? 필자는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었다고 본다.

그들이 노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든 없든 알바 아니다. 더구나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고 해서 그들을 제거해 주거나 터부시할 여력도 마음도 국민의 안중에는 없다. 국민에게 있어 대통령은 판단과 비판의 대상일 뿐이지 결코 옹호의 대상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지는 것은 이들은 임기가 보장된 국회의원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아직도 착각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바로 이점에 있다.

국민들은 이미 마음속에서 이들을 단죄했더라도 당장 국회의원을 그만두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답답하지만 이러한 유권자, 즉 국민들의 마음은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다.

이들이 이점을 악용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면서 오히려 자신들의 정치생명 연장을 꾀하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있었던 소위 민주당 구주류의원들의 이른바 "민주당 사수 광주전남 결의대회"도 마찬가지다.

이 결의대회는 표면상으로는 "민주당 사수(?)"를 내걸고 있었지만, 사실은 지역주의를 볼모로 한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였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고 본다.

현 정치구도와 문화에 절망했던 국민들의 여망은 과거 정치구태를 완전히 청산한 혁신적인 개혁정당의 탄생을 갈망해 왔다.

현재 정치권 내부 개혁세력의 결단력 부족과 노무현 정부 정책들에 대한 잇따른 실망으로 둘을 한 묶음으로 여겨왔던 국민들을 많이 실망시키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참여가 상시적으로 보장되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 여망이 수그러 든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특검실시와 정부의 개혁 후퇴 분위기를 틈타 이들 구태정치인들은 마치 정치개혁이 물건너 갔으며, 이제 지역주의만 선동하면 자신들의 기득권은 보장될 수 있다고 믿는 듯 하다.

아직도 술수와 권모가 통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수대회가 그 좋은 예다. 지역감정 자극은 또한 그들이 써먹을 수 있는 주요한 무기이자 유일한 수단이다. 지역감정을 모태로 태어난 자들이 그 피를 속일 수 있겠는가?

정치에 지역주의가 사라지고 공천에 민주성이 담보되면 즉 정치개혁이 국민여망에 따라 이루어지게 된다면 이런 낡은 구태정치인들에게는 그것이 곧 무덤이다.

그들이 정치개혁을 폄하 하고 노무현을 공격하고 지역주의를 선동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이 배치된다는 것을 교묘히 속이면서 개인의 이익에 국민의 이익을 희생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지난 대선 경선이후 민주당의 정통성으로부터 멀어졌다. 민주당의 법통과 정통성은 이미 당내 개혁세력에게로 옮겨간지 오래다. 그들이 민주당 사수를 외치면 외칠수록 그만큼 민주당의 법통과 정통성은 그만큼 훼손 당한다.

본래의 민주당 법통은 민주주의와 개혁이라는 역사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민주당이라는 간판을 유지하는 것이 정통성과 법통을 이어가는 것인가? 정신이 사라져버린 간판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말이다. 국민의 손에 선택권이 없는 지금 당장은 낡은 정치세력의 이와 같은 적반하장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지만 그러나 이제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일 광주에서 있었던 민주당 사수 결의대회는 우리에게 생명이 다한 낡은 세력, 시대의 흐름과 역사에 반하는 세력들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질 때 결코 그냥 물러나지 않는 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일종의 해프닝이 이라고 생각한다.

<김기성 비상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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