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 규모 백옥 광산에서>
충주 활옥동굴은 충주시 살미면(충주 호수로) 충주호 인근에 있는 폐광동굴로 1922년 광산으로 개발해 백운석, 백옥, 활석 등을 채광하던 곳으로 활옥동굴로 이름 붙이기 전에는 동양광산으로 불렀다. 동양광산은 한 때 8천여 명이 일할 정도로 동양 최대 규모의 광산이기도 했으나 값싼 중국산 활석이 수입되면서 채산성이 맞지 않아 폐광되었다.
영우자원의 이영덕 회장이 방치되었던 폐광을 사들여 관광동굴로 탈바꿈 시켰으며 2018년 카페 이용객에게 무료 개방하기 시작하여 2020년 유료로 전환하였다.
활옥동굴은 금광을 캤던 광명동굴에 비해 동굴이 높고 넓으며 깊다. 활석은 운모와 같은 마그네슘으로 이루어진 규산염 광물로 석회석 동굴인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동굴과 비슷하다. 석탄을 캐는 광산에서 갱도가 무너져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과 다르게 활석 동굴은 대형 트럭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갱도가 높고 넓으며 안전한 편이다. 활옥동굴의 길이는 57km로 갱도 2.5km 구간에 각종 빛과 조형물, 교육장 등을 만들었으며 나머지 구간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공개할 계획이다.
동굴이 높고 넓어서 어린이나 어른 누구나 동굴 안에서 답답하지 않고, 숨쉬기가 편하다. 활옥동굴 안의 산소농도(용존량)은 숲속 공기와 비슷한 21~22%로 사무실 19%, 지하철 19% 그리고 승용차 안의 18%보다 훨씬 쾌적하다. 산소 농도가 15% 이하일 경우 장시간 머무를 경우 구토, 어지럼증을 일으키며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
<동굴 안에서 활석 이용한 건강 체험>
활옥은 사람의 몸에 좋은 음이온과 원적외선 그리고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한다. 활옥동굴에 건강 테라피 존에서는 활석과 활옥으로 만든 1인용 황토 좌욕기(황토 아궁이)가 설치되었는데 성인병, 치질 등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여성의 부인병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활석을 캤던 동굴에서 발생하는 음이온이 흐르고 있어 갱도에 들어서면 몸을 이롭게 하는 기운이 저절로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음이온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동굴 속의 습도는 상시 40~60%를 유지하여 바이러스의 생존시간을 줄여 주어 동굴은 거대한 백신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태양열이나 복사열의 영향을 받지 않아 1년 내내 11~14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한여름에는 더위를 피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온을 느낄 수 있다.
동굴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공기의 쾌적함과 인위적으로 온도를 낮추지 않은 곳에서 느끼는 청량감 등이 저절로 기운을 북돋아 주고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게 한다. 동굴에 들어갈 때는 한여름에도 겉옷을 준비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동굴 안에서 흐르는 암반수는 먹는 물로 적합한 판정을 받을만큼 깨끗하여 1급수에서만 양식이 가능한 송어(황금송어)와 은어 그리고 철갑상어를 양식하고 있다.
<100년 전 광산의 모습 그대로>
활옥 동굴 안에는 100년 전부터 광산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설비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광부들이 사용했던 장비들을 전시하여 광산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무거운 광물이나 광부들을 동굴 밖으로 운반하거나 끌어내기 위한 권양기는 압도적 위용을 자랑한다. 권양기는 150마력, 300마력, 500마력의 종류가 전시되어 있는데 광석을 따라 경사가 심하거나 수직으로 내려가는 광산 갱도의 특성상 권양기에 줄을 달아 도르래를 이용해 광석을 끌어올리는데 주로 사용하였으며 500마력의 권양기 적재용량은 8~10톤이라고 한다. 활옥동굴의 수직고가 무려 700m에 달하기 때문에 권양기는 필수적인 기계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광부들이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타던 운반차인 사갱운반차가 있는 장소에서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광산의 갱도를 내려다 볼 수 있으며 강화유리에 올라가 지하를 보면 어마어마한 지하세계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활옥동굴은 앞으로 사갱 운반차를 타고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체험시설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동굴의 묘미는 빛, 광(光)나는 변신>
빛은 어둠 속에서 그 진가가 드러나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미디어파사드 등 빛을 이용한 연출 능력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빛공연이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런데 어두운 동굴 속에서의 빛의 향연은 조명의 밝고 어둠과 조명의 색깔 그리고 이들 조명의 변화를 통해 무한한 연출이 가능하다. 더구나 활옥동굴은 공간이 넓어 마치 하나의 운동장을 옮겨놓은 것과 같은 큰 공간이 서너 곳이나 되어 공연장을 만들었다. 공연장에서는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상시 연출되고 있으며 특별한 날에는 공연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빛을 이용한 조형물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갈과 지네, 호랑이는 물론 돌고래와 조개, 산호초 등 아름다운 바닷속 생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한편 활옥동굴에는 갱도 내 약 1200㎡에 고추냉이를 시험 재배하고 있다. 고추냉이는 온도에 민감한 작물로 1년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동굴에서 재배하기에 적합한 식물이라고 한다. 흔히 와사비로 불리는 고추냉이는 온도가 섭씨 약 8~20도로 1년 내내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습도가 너무 높아도 안 되며 병충해에 매우 취약하여 가격이 비싼 편이다. 따라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와사비는 겨자무에 색소 등을 넣어서 만든 가짜 고추냉이가 많다. 활옥동굴은 앞으로 3만㎡에 이르는 고추냉이 재시설을 갖추고 본격적인 고추냉이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와인과 식초 저장고는 지역 농업에도 기여>
동굴은 와인 저장고로 가장 적합한 곳이다. 활옥동굴에는 빈티지 와인을 독점 수입하는 (주)인터내셔널스카이가 몰도바 정부와 공식 공급계약을 맺고, 연간 섭씨 14~15도의 기온과 70% 내외의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1500㎡ 규모의 와인 셀러 `와인 D`를 조성했다.
몰도바는 옛 소비에트연방 시절 `소련의 와인 창고`로 불릴 만큼 동유럽 와인의 최대 공급처였으며 포도 재배에 적합한 냉온대성 기후로 소련의 계획농업정책에 따라 국토의 8%가 넘게 포도밭을 조성했고, 국가 총수출의 25%를 와인이 차지할 정도다.
활옥동굴에서는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된 와인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데 와인 애호가들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와인 뿐 아니라 식초와 된장 등 발효식품의 저장고로도 동굴의 활용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와인과 식초 그리고 된장 등 발효식품의 자연 숙성 저장은 지역의 농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굴 안에서 투명 카약을 타고 철갑상어를 보다>
활옥동굴에서 빛의 향연을 감상하고, 건강을 위한 체험을 하기도 하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은 동굴 안 보트장에서 투명 카약을 타고 동굴 내부를 관람하는 일이다. 동굴 내부에 암반수가 고여 만들어진 작은 호수에서 바닥을 볼 수 있는 투명 카약을 타고 약 150m 정도의 거리를 노를 저으며 가다 보면 호수 바닥을 헤엄치고 있는 철갑상어와 황금송어를 볼 수 있다. 카약을 타려면 미리 매표소에서 입장권과 함께 카약 탑승권을 구매해야 한다.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살 수 있는 송어와 철갑상어의 생존특성을 살린 컨텐츠다. 그런데 활옥동굴 지하에는 지름이 무려 800m에 달하는 호수가 있다고 한다.
<다양한 테마의 활옥동굴 카페>
활옥동굴 입구에는 폐광된 건물 일부를 리모델링하고 광산 현장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을 소품으로 활용하여 ‘활옥동굴카페’를 열었다. 카페에서는 커피와 차는 물론 빵과 쿠키 그리고 돈까스 등 식사도 겸할 수 있다. 충주의 특산품인 사과로 만든 다양한 후식 메뉴도 갖추고 있다.
활옥 동굴은 앞으로 동굴 아이스링크와 왕복 3.2km에 이르는 국내 최초 호수 둘레길을 만들고, 무동력 보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활옥동굴은 관광농원으로 허가를 받아 동굴 내에서 체험시설 등에 대한 허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안전에 대한 책임소재를 누구에게 물어야 할 것인지 등을 충주시 의회에서 추궁하기도 하였다.
충주시는 광명시의 사례를 바탕으로 충주시 조례 등을 제정하여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